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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영진의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의 제3막을 패러디한 것입니다.
여전히 살아 있는 이명박 각하
때 : 현대
곳 : 한국
등장 인물 :
이명박-CEO
강만수-(재정경제부 장관)
박희태-(여당 대표)
정세균-(제1야당 대표)
이회창-(제2야당 대표)
문국현-(제2야당에 붙은 군소야당 대표)
이상득-(이명박의 형)
최시중-(방송통신위원장)
유인촌-(문화관광부장관)
김이태-(건설연구기술원 연구원)
박근혜-(이웃집 수첩장사)
공정택-(서울시교육감)
어청수-(경찰청장)
진중권-(미학자, 진보신당 논객)
미네르바 (인터넷 논객)
MB아줌마, 이영민 - (이명박의 지지자들)
정몽준
이인제
서청원
〔앞부분의 줄거리〕
77막장으로 된 이 희곡은 동일한 장소를 무대로 하여 전개된다. 무대는 이명박 씨의 청기와집으로, 온돌방에 연달아 오른쪽에 일본식 다다미방이 조금 보이고, 왼쪽은 전두환의 머리를 닮은 둥그런 지붕이 있는 별채 국회가 보인다. 유신 시절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구조로 이른바 한국식 민주주택이다. 이 방의 배경으로 거대한 청계천 수조, 후원에 놓인 어린쥐 나무 등 모두가 값나가는 것이지만, 격조는 없어 보이는 집이다. 이러한 무대 설정은 사건이 벌어지는 시기가 잃어버린 10년보다도 이전이고 사건이 당시의 사회상과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암시해 준다.
제 1막은 이명박이 청기와집에서 집들이를 하게 되어 있어 분주하게 준비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이명박의 주변 인물들에 관련된 사정들이 드러난다. 이명박은 산업화 시대에는 기업을 하여 돈을 벌었으며, 정계 입문 후에는 서울 시장이 되어 거드름을 부리며 살지만, 본디 천박하고 보잘것 없는 인품의 인물이라는 것, 이명박의 소울메이트 강만수는 자신을 대단한 존재로 알고 부자인 것만 뻐기는 사람이지만, 국내 기업에게조차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것, 현재 국회에는 여당의 박희태와 야당의 정세균이 함께 지내는데, 본업이 정책위원장인 정세균은 투지도 없고 무르기만 하여, 교양이 없어 보이는 파트너 박희태에게서 핀잔을 받아 가며 국회에 얹혀 지낸다는 것, 휴지 관리인 문국현과 청소부 김이태가 이명박의 대운하 삽질 때문에 징계를 받아 그때까지 소식을 모른다는 것, 별채의 다른 식구인 이회창은 이명박이 사업상 관계를 맺고 있는 부시라는 외국인과 함께 하얀 별장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 등이 드러난다.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 분주한 집에 들어온 이명박은 비서 유인촌과 함께 장차 일이 잘 풀리면 대운하를 파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물론이고, 장차 총통까지도 할 수 있으리라고 장담을 한다. 그러나 일은불길하게 전개된다. 주민들이 이명박을 탄핵하러 들이닥치고, 하얀집에 가있던 이회창은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것이 탄로나서 돌아왔으며, 부시란 자는 사실은 원숭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제 2막 제 1장은 한 달쯤 지난 뒤다. 이명박은 건축법 위반, 선거법 위반, 탈세,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탄핵 소추되었고, 그 형인 이상득은 기껏 문건을 작성했는데 이명박 때문에 의원직이 날아갔다며 금배지 찾아 내라고 이명박의 집에 드러누웠다. 집안 식구들은 걱정을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고, 이회창은 이명박 일에는 도무지 관심을보이지 않으면서 자기 나름대로는 자유롭고 선진적이라는 가정을 꾸린다. 이명박은 최시중의 방송장악으로 탄핵이 부결되어 집에 돌아오고, 이명박과 최시중은 이명박이 대국민 성명을 내고 하야하는 것처럼 꾸며 재산을 보호하려는 모의를 한다.
제 2막 제 2장은 그 이튿날 저녁이다. 이명박이 국회의장으로 임명하고자 하는 정세균은 고민에 빠진다. 이명박이 하야하겠다고 하고 재산을 빼돌리면 집안의 재정이 파탄을 맞은 채 책임질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정세균은 망설이지만 이명박은 국회의장을 정세균에게, 그리고 형 이상득과 최시중에게 상당량의 돈을 주도록 하는 연설문을 써 놓고 하야한 것으로 하기로 작정한다. 정세균이 응하지 않자, 이명박은 박희태에게 국새를 가져오게 하여 하야 선언문까지 직접 작성하고, 대국민 성명 준비를 시킨다.
제 3막
전막(前幕)에서 3, 4일 후 저녁. 같은 장소. 다다미방에는 거꾸로 걸려진 태극기가 보인다. 풍악이 울리고 극소수 지지자들의 울먹임 소리가 높으락 낮으락 들려 온다. 음악은 우리들이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에 부르는 축가이다. 동네의 들뜬 분위기와 이따금 들려 오는 웃음소리가 도무지 하야 기자회견같지 않다. 막이 열리면 정세균이 혼자 국회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동네 수첩장사 박근혜, 강만수와 함께 안에서 나온다. 박근혜는 무엇인지 가득 써넣은 수첩을 들었다.
박근혜: 그럼 만수, 싸이월드 댓글이나 달아주고 곧 복당하겠소. 집에서들은 인터넷도 잘 하는 줄 알겠군. 호호……. (다다미방을 들여다보고) 그저, 탄핵당한 양반만 불쌍하지. 자기 분수를 알았던들 이런 일은 없었을걸. 그래두 천도(天道)가 무심치 않지. 편하게 돈이나 벌라구 제 본업으로 들어스게 되니 이게 하느님 인도가 아니구 뭐유? 에그, 대표 저 양반은 얼마나 고단하길래 저렇게 앉은 채 꾸벅꾸벅 졸구 있을까?
강만수: 그럼 곧 다녀와요. 난 각하 없인 못 살어. 내 IMF는 꼭 다시 불러올 테니.
박근혜: 에그, 만수두. 일단 복당이나 시켜주고 그런 소리 하시우. (왼쪽으로 퇴장. 만수, 방으로 올라가서 세균을 깨운다.)
정세균: 어? 어……. 축가 부르는 소리가 맹랑한데. 슬그머니 졸음이 오니.
강만수: 어제 회기때도 늘어지게 자구 그렇게도 졸릴까. 정신채리구 있어. 오늘은 시민 기자가 취재 온다는데.
정세균: 어이, 졸려, 문국현이 아직 안 짤렸어요?
강만수: 문국현이야 2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이니 곧 짤릴 테지만, 이회창 총재가 걱정이군 그래 말썽이나 없을는지. 온. 정신채리구 있다가 손님들 오시걸랑 지체 말고 알려요. 회견 준빈 다 됐으니. (오른쪽으로 퇴장. 세균, 자기 입은 의복을 둘러보고 하품. 이상득. 정몽준,서청원,이인제와 함께 국회에서 나온다. 다들 만취했다.)
이상득: 자, 우리들 이리 올라와 마른 안주로 다시 한 잔 허지.
정몽준: 아, 이젠 전 만취올시다.
이인제: 그만두시죠. 우리두 가 봐야겠수.
이상득: 어……, 회견장에 왔다 그렇게 승겁게 가는 법이 어디 있어. 여봐라,게 누구 없느냐 !
서청원: 그 찌질하게 연설을 하는 시민이 아마 저 부산서 온 청년이지요?
정몽준: 그야, 본래 풍성풍성한 댁이니 어디 하나 소홀한 게 있을려구. 아마 저청년이 부산서 왔습죠?
이상득: 글쎄 우는소리깨나 하는군……. 여, 연구원. (김이태, 보고서를 들고 나온다.)
김이태: 불러 계십쇼?
이상득: 거 어디 가져가는 거야?
김이태: 아까부텀 상부에서 찾으십니다.
이상득: 여기도 정갈히 한 장 써 오게.
서청원: 아아, 온 그만두십쇼, 오날만 날입니까? 인젠 매일같이 와 뵙겠습니다.
김이태: 의원님, 문국현 의원이 오늘 쫓겨나신답니다그려. 저도 짤렸습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왼쪽으로 퇴장.)
이상득: 그야, 팔자 소관인걸, 너무 상심할 게 아냐.
정몽준: 저번 이회창 댁에두 저 청년이 왔었어…….
이인제: 이회창 총재니 김종필 총재니 아까운 분들이지. 세상에서는 수구라느니 병풍이라느니 별별 말도 많었구, 실없는 사람의 입술에도 오르내렸지만, 진실로 국보적 인물이었어. 하여튼, 무슨 일을 했던 간에 이만 재산을 벌어 놓았으니 훌륭하지 뭡니까? 모리배라면 어때? 사기꾼이라면 어때? 포괄적 공범이면 어떻구 아님 또 어떻단 말요? 경제만 살리면 되지.
서청원: 그야, 하야허시는 것만 봐두 범상한 어른이 아니지. 누가 이 좋은 자리를 두고 한번 물러나면 그만인 걸 성큼 헌단 말요? 임기 몇년째더라……, 정 대표?
정세균: 2년……?
서청원: 무자, 기축이니까 2년째군.
정세균: 2년…….
이인제: 일생을 두고 오른 자리를 덤썩 던지구 가신 건 어떻구? 옛 사람이야 아들한테 물릴 것이구, 아들이 없으면 여당 대표에게 줄 것 아니오? 그걸 왼통 버리셨습니다그려. 그것두 임기 반두 안된 자리를. 나 같음 상상도 못할 것이오.
정몽준: 온, 정신 없는 소릴……. 이 양반 재산이 땅만 해도 얼마인걸. 이 집 이사올 때 구경했지만, 대운하 주변 땅도……많죠 ?
정세균: 글쎄올시다. 아직 그런 데는…….
이상득: (혼자말로) 그런 걸 이눔이 단돈 삼십억 원…….
이인제: 암, 그러실 테죠. 오죽이나 황당하셔서 그럴 여가가 있겠습니까 ? 허허…….
서청원: 그래, 하야하시기까지는 별루 태도엔 이상한 점이 없으셨죠 ?
정몽준: 그야, 여부가 있소. 태연자약허셨겠지.
이상득: (책상 서랍에서 삽자루를 꺼내며) 이 삽으로 봉황휘장을 확 내려쳐 버렸어.
이인제: 에그, 쯧쯧…….
이상득: 그러니 방안이 온통 공사판이 될수밖에……. 여기두 자재, 저기두 자재. 왼통 방 안이 난장판이 됐지. 앉은 데가 다 공사판이야.
서청원: 이 자리가요…….? 으째 으시시허다. 술이 깨는 모양이군. 이거, 으째 두고 보니 좌불안석인걸…….
정몽준: 서 의원, 인젠 일어서 보지 않으려우 ? 난 집에 흥국이 놈이 온다구 한걸.
서청원: 어, 나두 참 깜박 잊었군. 오늘 재판이 있는걸.
이상득: 왜, 한잔들 더 안 하시려우 ?
정,이,손: 네, 다, 다……. 다시 뵙겠습니다. (왼쪽으로 퇴장)
이상득: 어두운데 조심허우.
그 때 다다미방을 거쳐 나오던 지지자 2인, 자기에게 하는 말인 줄 알고,
MB아줌마: 우리는 어둡고 밝은 걸 별루 가리질 않습니다.
이상득: 그야 그럴 테지. 어서들 들어가서 좀 주무시지. 오늘두 밤새 수고허셔야겠으니...
이영민: 어차피 백수라서, 그것두 별로 가리질 않습니다. (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이명박, 휘장 위로 목만 내놓고 끼웃끼웃 살피더니 슬그머니 미끄러져 나온다. 나오는 모습이 가히 수서양단이다.
이상득: 너, 여기가 어디라구 어슬렁어슬렁 기어 나와 !
정세균: 국민들이 많으신데! 어쩌실려구…….
이명박: 형님, 웬 국민들이 집에도 있구, 국회 앞에도 있구, 이러시는 거요? 무슨 잔칫집인 줄 아십니까 ? 누구 재산 축내시느라구.
이상득: 촛불시민부터 시민단체, 유모차 부대, 어중이 떠중이들이 콩나물대가리꺼정 다 모였구나.
이명박: 방송국에선 아무도 안 왔지 ?
정세균: 아직 아무도…….
이명박: 예끼, 고약한 놈들 ! 올 놈들은 아니 오고……엥이, 제 아무리 인정이 백지장 같기루 내가 물러난다는 통지를 받구도 한 놈 얼씬 않는다 ? 어디 두고 봐라. 엊그제꺼정두 내 앞에서 알쫑거리구 꼬리를 쳤던 놈들이 오늘에 와서는 딱 돌아선다 ? 인젠 알아볼 때가 있으렷다. 내가 다시 돌아오구 볼 지경이면……. 에익, 괘씸한지고. 문국현이는 들어갔구?
정세균: 네, 검찰이 마중 나갔습니다만.
이명박: 문국현이한테도 잘 타일러 두게. 날뛰지 못하게.
그 때 전화벨 소리. 이명박, 깜짝 놀라 옆방으로 굴러 간다. 정세균 전화를 받는다.
정세균: 네 네, 잠깐 기다리세요. 대통령님 전화…….
이명박: 으허허……. 사임한 내가 전화를 받는단 말이냐?
정세균: 아아 참, (전화를 계속 받으며) 네, 네, 알겠습니다.
이명박: (옆방에서) 누구한테서 온 거야?
정세균: 유 장관허구 최 위원장허구 곧 오신다구요. 진보신당에서 진 교수 한 분이 같이 오신답니다.
이명박: (다시 나온다.) 휘유……. 그 좁은 데 숨어서 손가락 발가락 달싹 못허구 있으려니 신경이 칼날같이 되는군 그래. 그래, 진 교수 한 사람 밖엔 안 온댔어?
정세균: 딴 이얘긴 없는데요.
이상득: (명박에게) 너, 어서 들어가거라. 쥐같이 생긴 놈을 마주 놓고 보기가 으째 으시시허구나.
이명박: 어 참, 내 잊었군. 형님, 금방 여기 앉았던 것들이 정몽준, 이인제, 서청원 아니오?
이상득: 글쎄, 그런 사람들 기억도 잘 안 된다.
이명박: 돈 많은 놈이 정몽준.
이상득: 그래서?
이명박: 죽어도 죽지 않는 놈이 이인제.
이상득: 그래서?
이명박: 좀 있으면 쫓겨날 놈이 서청원.
이상득: 그래서?
이명박: 다시 오거들랑 아예 술상 내지 마슈. 나 쫓겨나기를 기다리던 놈들이야. 정가놈은 굴러들어온 주제에 대선 주자랍시고 나대고 있습니다. (세균에게) 자네, 잊지 말구 기억해 둬. 이가놈은 언제적에 나온 놈이 아직까지도 국회에 눌러 살면서 나갈 생각을 안하구 있구, 서가놈은 박근혜를 꼬드겨가지구 나를 괴롭히던 놈이라우. 성명서에 써 넣을 걸 깜박 잊었군. (세균에게) 기억해 두었다가 이후에라도 다시 오거들랑 쫓아내 버려. 알았어?
정세균: 제가……, 그런 걸…….
이명박: 그러구 또 한번 얘기하네만, 재산이니 비자금이니 그런 얘길랑 딱 잡아떼구 말 마러. 내가 옆방에서 듣고 있지만서두, 도시 모른 척하구 잠자쿠있으란 말야. 자넨 그런 것 아랑곳할 리두 없지만 대꾸허단 큰일 저지를 테니, 알았어?
이상득: 쉬잇, 누가 나온다.
이명박: 이크! (황급히 쥐구멍으로 가다가 문턱에 걸려 넘어진다. 옆방으로 가서 쥐구멍 속에 숨는다. MB아줌마, 안방에서 나오며 MB가 다 해주실거라고 중얼거리며 다다미방을 거쳐 사라진다.)
김이태: (왼쪽에서 황급히 나오며) 언론사 손님이 오십니다.
이상득: 응, 벌써 와? 연구원은 어서 가서 제대로 된 보고서나 내오게. 대운하는 저뭐라구 했지? 물 보면 기분 좋다고 허니 그렇게 쓰구, 프로펠라가 물을 정화시켜 준다고 허니 그것도 쓰라구 여쭤.
김이태: 네, 네, 걱정 마세요. 미리부터 써 놓구 기다리는걸요. (안으로 들어가자 최 위원장, 유인촌, 진 교수 등장. 이상득, 쓰레빠 발로 마중 나간다.)
이상득: 공사간 분망허신데 이처럼 오시니 황송합니다.
최시중: 어서 올라가십시다. 물러나신 분두 퍽 영광으로 생각허실 겝니다. 아 참, 소개하죠. 이분이 바루 친형이신 이상득 씨, 이분은 진보신당 특별 논객이신 진 선생님. 이분이 야당 대표 되시는 정세균 씨.
이상득: 잘 보시구 잘 처분해 주십시오. 온, 이 일 때문에 늙은 게 잠도 잘 못 잔답니다. (인사를 바꾼다.)
진중권: 망극합니다.
정세균: 뭐…… 괜찮습니다.
진중권: 숨어 계신 데가……?
정세균: 저 구멍이올시다.
이상득: 그리 급할 게 있습니까? 우리 술이나 한 잔 나누시구……. 게 누구 없느냐?
진중권: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취재를 했으면 좋겠는데요.
정세균: 네, 이리 들어오시죠.
진중권: 그럼 잠깐……. (2인 회견실로 들어간다. 만수 뛰쳐나오며)
강만수: 유인촌이 왔다지, 응? 언론에서 나왔다지? 어서 우리들 얘기를 좀 그럴 듯하게 해요. 과히 억울치나 않게 돼야 할 게 아니오? 경제두 이정도면 살아난 거루 됐구.
최시중: 쉿.
강만수: 에그 참, 정신두 없어라. 경제야 완전히 돌아가셨으니 우리 지도층일랑 어떻게 손해나 보지 않게 돼야 할 게 아니오?
유인촌: 장관께선 들어가 계십쇼. 최 위원장님이 요량해서 잘 처리허실 테이니.
최시중: 쓸데없는 걱정일랑 덮어 노십쇼, 헛헛. 모두가 수완 나름이죠. 천재 일우의 기회를 만만히 놓치겠어요, 헛헛.
강만수: 그럼 꼭 믿습니다. 외환일랑 얼마든지 있으니 마구마구 푸슈. 달러도 있구 엔도 아직 조금 남았다우.
유인촌: 어서 들어가십쇼, 나오십시다.
강만수: 그럼 최 위원장님, 꼭 믿구 있습니다. (만수 들어가자 세균과 중권, 다시 나온다.)
최시중: 이리 앉으시죠. 주안상이 나왔으니 목이나 축이시구.
진중권: 아니올시다. 곧, 실례허겠습니다.
최시중: 회견에 오셨다 그냥 가시는 법이 어딨습니까?
진중권: 이런 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뭘 볼 게 있다구요.
최시중: 헛, 헛, 그런 게 아니와요. 저, 어서 한 잔 드십쇼.
진중권: (마지못해 술잔을 든다.) 여기 사람들두 대운하 때문에 잡혀들어간 이가 있었죠? 아직 소식이 없습니까?
최시중: 그러니 말씀입니다. 대운하 반대한다고 시끄럽게 굴다가 기껏 얻어낸 금배지를 오늘에야 반납한다는 소식이 어제서 왔습죠. 며칠만 더 버텼던들 이런 변이 없었을 지도 모를게 아닙니까?
이상득: 물러나는 순간까지 '우리 재오, 우리 재오'허문설랑 차마 일어나질 못하더군요.
진중권: 그럼 영감께서는 공작하는 걸 보셨구먼요?
이상득: 그럼요, 내가 공작을 했죠. 검찰한테 다 이야기를 해놨는걸.
진중권: 아, 공작을 하셨다구요?
최시중: 헛, 헛…… 취하셨군. 정당한 증거로 판결이 났지.
이상득: 어, 참…….
최시중: 그래서 재판장이 왼통 공사판이 됐더랍니다. 성명일랑 고시란히 책탁 위에 놓여 있었죠. 정 대표……. 성명은 벌써 전에 꾸며 놓으셨죠, 네?
진중권: 말씀하기로 전 재산을 기부하기루 됐다죠?
최시중: 글쎄, 이 점이 또 각하가 대범하시구 출중허신 점이죠. 보통 인간 같구볼 지경이면 제아무리 공약이었다구 한들 선거 때 한 약속을 지킨답니까? 들어 보십쇼. 물러나신 어른의 의견이……. 돈이란 건, 그걸 잘 이용할 줄 알구 나라에 유익되게 쓸 줄 아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법이다. 저 혼자 잘 먹구 흥청거리구 놀라구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국가적인 사업을 하자구 귀하기두 하구 필요두 한 것이란 말이죠. 그러니깐 돈이란 벌기보담 쓰기가 힘든 물건이라……. 문국현 의원으로 볼 지경이면 감옥엔 안 간다 해두 이제 의원직은 날아갔으니 더이상 대운하를 반대하지 못할 것이구, 백씨 영감이야 반대하는 의원들 문건을 전부 작성해 놨으니 이루 두말 할 필요조차 없구 보니, 예라 모르겠다, 그래두 믿을 만한 사업은 이모저모 살펴봐두 대운하 사업밖에 없으려니……. 그래서 대운하 사업에 재산을 기부하기로 하셨죠. 그렇습죠? 각하의 유지가……. 정 대표……?
정세균: 네……. 글쎄, 뭐 그렇겠죠.
이명박, 쥐구멍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극이 진행하는 동안에 후수막까지 나와 귀를 기울인다.
최시중: 그나 그뿐이겠습니까? 성명에 가로되 "으허허허 오해입니다." 이랬겄다요. "꼭 그렇단 건 아니고 원칙이 그렇다는 것" 이랬겄다요. 이 정신이야말루 과연 융통성 있다고 허겠습니까요, 현실적이라고 허겠습니까요?
이상득: 내가 초잡은 게 어떻소?
진중권: 네? 형님께서 말하신 겁니까? (옆방의 이명박 기절하듯.)
최시중: (당황해서) 영감께서는 국회으로 나가 계시죠.
이상득: 옳지, 옳지……. 그런 게 아니었다 ! 저, 저, 개회가 있어서 전 실례합니다. (국회로 나가면서 독백) 어 참, 큰코 가칠 뻔했군, 내가 동생만큼 무식하게 보일 뻔했지. 정 대표, 김 연구원더러 국회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이르게.
최시중: 영감이 동생 물러난 후론 그만 뒤죽박죽입니다.
진중권: 그러실 테죠.
최시중: 암, 그렇구 말구요. 각하의 임기중에는 2mb니 쥐박이니 많은 시비두 받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동기간에는 각별했습죠. 이번 유서에두 당신의 백씨 일을 가장 걱정했습니다. 훌륭허시죠. 보통이 아니에요. 자기가 과오를 범했다구 사임하는 그 용기만 보아두 범인이 아닙네다.
진중권: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죠. 그래 정 대표의 희망이라구 헐까, 의견이라구 헐까, 어떻습니까?
정세균: 의견이오?
최시중: 희망? (이명박 긴장한다.)
진중권: (세균에게) 조용히 대표를 찾아 말씀드릴 일이지만, 각하의 유지두 그러시다니, 우리두 그 유지를 존중하는 의미루 정 대표의 의사를 충분히 참고하여 행정 당국과 사법 당국에게도 각하에게 유리하도록 의견서를 제출할 아량이 있습니다. 돈이라는 건 필요하게 쓰구 유익하게 써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최시중: 아량?
진중권: (그냥 세균에게) 보건 시설 같은 것은 어떻습니까, 대표님이 정책위원장이라구 허시니 말씀입니다만…….
최시중: 보건 시설?
진중권: 네, 우리 나라처럼 보건 시설이 불충분한 나라도 없지요. (이명박 펄펄 뛴다.) 그야 그럴 것이, 지금꺼정은 저마다 도회지서만 개업할랴 했구, 주사 한 대두 돈 있는 이만 맞게 생겼구, 돈 몇 원 있구 없구루 귀중한 생명이 왔다갔다하지 않었습니까 ? 의료 보험 제도두 있긴 하지만, 이제 부자들밖에 못쓰거든요.
정세균: (의외로 흥분해서) 그렇습니다. 내가 정치를 시작한 것두 그런 의미에 서 한 것이죠. 의료란 상업이 아닙니다.
진중권: 잘 알겠습니다. 판결 결과가 이렇다 저렇다 경솔히 말할 수 없으나, 정 대표의 생각을 관계 당국에 보고해서 각하의 재산을랑 특별히 이 방면에 쓰게 하시죠? (이명박 곤두박질한다.)
최시중: 가, 각하의 재산을 어데다 써요? 헤헤……. 아, 아니올시다. 각하의 생각은 그렇잖습니다. 좀더 찬찬히 의논해 가지구설랑 결정허시지……. 헤헤!
진중권: 그야 물론 당국에서 가부간 집행할 일이지, 여기서 결정지을 성질의 것이 아니죠.
최시중: 아, 아니올시다. 그런 의미가 아니구 각하의 가족, 이를테면 각하의 마누라……, 그러니까 바루 여기 앉은 김윤옥 여사두 계시구, 그의 아들, 다시 말할 것 같으면 히딩크랑 사진찍은 이시형두 있구, 안 그렇습니까? 그 가족들의 생각두 알아봐야죠. 그렇게 됐지 아마, 정 대표?
정세균: 네, 제 의견만으룬…….
최시중: 암, 그렇구 말구. 가족의 의사두 참작해야지.
진중권: 잘 아실 분이 일부러 오해하시는 것 같구만요. 사기, 배임, 주가 조작, 탈세, 선거법 위반 등을 법적으로 청산하면 각하에게는 아무런 재산두 남지 않는 것을 잘 아실 텐데…….
최시중: 그렇겠지만 개인 재산이야 침해할 수 없잖아요? 더욱이 하야까지 한 이상…….
진중권: 그렇기에 우리는 이명박 자신이 이미 자기의 죄를 자각하고 국민으로서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기하였으므로 본인의 소유였던 재산을 법적으로 처리하기 전에 우선 정책 결정자인 정 대표의 의견을 참고하겠다는 게 아닙니까? 만일, 가족 가운데 불만을 가진 분이 계시면 자기 죄과를 자인하고 입증하는 성명서일랑은 없애 버리구 이명박을 다시 당선시켜 가지구 국회의장이신 정세균 씨를 걸어 고소라두 하시죠.
이명박, 옆 방에서 "그럴 법이!" 하고는 제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세균과 시중, 어쩔 줄을 모른다.
진중권: …….
최시중: 아, 아니올시다. 제 목소리가 갈려서……. (헛기침을 하고) 그럴 법이 있습니까? 헤헤. 그럼 이명박이가 다시 당선돼야 상소라두 해 볼 여지가 있단 말씀이죠?
진중권: 다시 당선될 수도 없지만, 기적적으로 당선된다 해두 본인이 당선 여부에 상관없이 전재산을 기부한다 하지 않으셨소? 저지른 자기의 죄과는 어떻구? 사기, 배임, 횡령, 탈세…….
최시중: 가, 가 가만.
진중권: 농담은 그만하시구, 하하……. 그럼 정 대표의 의견이 그러시면, 진정서라구 할까 의견서라구 할까, 특위에 한 통 제출해 주십쇼. 참고하겠습니다. 무료 병원 설립은 정부의 방침과도 합치되니까요. 그럼…….
최시중: 잠, 잠깐만……. 진 선생.
진중권: 매우 불만이신 모양이군요. 선생은 땅투기의 권위이시니까, 법적으로 따지고 싶은 모양이시니 그럼 법적 장소에서 정식으로 뵙죠. 실례합니다. (최, 어안이벙벙해 있다. 유인촌, 욕을 한다. 중권이 왼쪽으로 나가자 이명박 튀어 나온다.)
이명박: 정 대표!
정세균: …….
이명박: (두 팔을 휘두르고 두 발을 궁그르며) 정 대표! 자네는 누구의 허락을 받었길래 독단적 행동을 헌단 말야, 응? 누가 자네더러 무료 병원 세워 달랬어, 응? 대답 좀 해 봐. 나는, 그래 무료 병원 세울 줄 몰라서 이 지경인 줄아나? 내가 뭐랬어? 유산이니 재산 문제는 일체 함구 불언하라구…….자네, 그래 무슨 원한이 있어서 내 재산을 망치는 게야, 응? 천치면천치처럼 말 챙견이나 말 것이지, 뭐이 어쩌구 어째? "내 의견은 그렇습니다만……?" 의견이 무슨 당찮은 의견이란 말야? 내 재산, 내 돈 가지구 왜 염치 없이 제 의견을 말해……, 응 ? 의견이 또 도대체 자네 같은 위인에게 무슨 의견이야. 일껀 의견이랍시구 내세운 게 개인 재산 물에타 버리는 종합 병원? 에끼, 고약한 놈 같으니라구, 어디서 배운 의견이야? 자넨 살아 있는, 아니 죽어 있는! 아아, 아니 살아 있는 이명박……. 죽어 있는 이명박의 재산 관리인 이외의 아무것도 아닌 걸 왜 몰라, 응? 이 천지! 어서 없어져! (세균, 묵묵히 일어난다.) 어딜 가? 앉어 있지 못허구. 그래 어떡헐 셈인가, 응? 나는 그래 어떡하면 좋단 말야. 이 집은, 토지는, 현금은 어떡허란 말이야. 그래, 자네 의견대루 배라먹을 무료 병원에 내놓으란 말인가? 어디 좀 말해 보겠나, 응? 이 재산이, 내 재산이 어떤 건 줄이나 알구 그래? 이 사람, 왜 말이 없어? 일처리 그렇게 잘하니 끝을 맺어야지.
최시중: 영감, 그만두십쇼. 또 좋은 방법이 서겠죠. 철머리가 없어서 그렇게 된걸.
이명박: (최에게) 뭣이 어쩌구 어째? 그래 자넨 철머리가 있어서 일껀 맹글어 논게 이 모양인가?
최시중: 고정하십쇼. 저보구꺼정 왜 야단이슈?
이명박: 자네가 뭘 잘했길래 왜 날더러 물러나라고 해, 응? (삽을 휘두르며) 여보, 최 위원장!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걸로 휘장 부수는 시늉까지 하구 나흘 닷새를 두고 이 고생, 이 망신을 시키는 거냐아! 성명서는 왜 쓰라구 했어! 내 재산을 몰수하는 증거가 되라구? 방송 위원장이라구 믿어 온 보람이 이래야만 옳단 말야? 이 일을 다 망쳐 버린 게 누구 탓야, 응? 성명은, 저 사람에게 책잡힐 성명은 왜 쓰랬어! 왜 내 입으로 발명 한 마디 못 하게 하야시켜 놨냐 말야, 나를 왜 죽여! 이 이명박을…….
최시중: 영감, 왜 노망이슈? 누가 당신 서사구, 머슴인 줄 아슈? 누구게 욕설이구, 누구게 패담이야!
이명박: 에끼, 적반하장두 유만부동이지. 배라먹을 놈 같으니라구! 은혜도 정리두 몰라 보구, 살구도 죽은 송장을 맨들어 말 한 마디 못 하구 송두리째 재산을 빼앗기게 해야 옳단 말인가!
최시중: 헛헛……. 영감, 말씀 좀 삼가시죠. 영감 가정일은 가정일이구, 내게 내줄 것이나 깨끗이 셈을 하십쇼. 영감 아들께 내 수수료를 청구하리까?
유인촌: 최 위원장님, 오늘은 어서 그냥 돌아가세요.
최시중: 왜? 나만 못난이 노릇을 허란 말인가? 영감이 환장을 해두 분수가 있지, 내게다 욕지거리라니, 당찮은 짓 아닌가 말일세, 유 군!
이명박: (벌벌 떨며) 에끼, 사기꾼 같으니라구, 아직두!
최시중: 사기꾼? 영감은 무엇이구 응, 영감은 뭐야!
축하의 소리 크게 들려 온다. 일동 무거운 침묵과 긴장한 공기 가운데 싸였다. 김이태 연구원은 보고서를 손에 들고 총총히 등장.
김이태: 대통령님! 문 대표가 돌아오십니다, 문 대표가. 어서 좀 나가 보십쇼. (세균, 방에서 뛰쳐내려와 왼쪽에서 등장하는 이회창, 문국현과 만난다.)
정세균: 오! 문 대표!
문국현: 정 대표……. 대통령님.
유인촌: 문 대표.
문국현: 유 장관.
최시중: 영감, 내일 사무원 해서 청구서를 보내 드릴 테니 잘 생각허슈. 괜히 그러시단 서루 좋지 않지! 살구두 죽은 척하는 죄는……. 헛 헛 참, 이건 무슨 죄에 해당하누? 형법인가, 민법인가? (퇴장)
이명박: 문 대표!
문국현: (비로소 대통령의 몰골을 보고) 대통령님, 이게 웬일이십니까?
이명박: 문 대표, 당신도 이제 끝이구려, 당신도……. (오른쪽으로부터 이회창, 박희태, 어청수 등장.)
이회창: 에그, 문 대표가 이게 무슨 일이오. (운다.)
박희태: 문 대표!
문국현: 박 대표! 모두, 잘 있었수?
강만수: 에그……. 당신이 또 국회에 들어올 줄이야…….
박희태: 얼마나 고생이 많소. 자, 이제 들어가시오……. 각하는 나와 계셔두 괜찮수?
이명박: 다 틀렸다, 틀렸어! 철없는 야당 대표놈 때문에 다 뺏기구 말았어. 네 파트너 놈이 내 돈으로 종합 병원을 세우고 싶다구 했어.
박희태: 네?
이명박: 문 대표, 최가놈의 말을 들었소? 내가 물러나서라도 대운하나마 파려던 게 아니오? 그런 걸, 에끼, (세균에게) 내가 글쎄 자네에게 뭐랬던가, 응? 난 무료 병원 세울 줄 몰라 자네 내세웠나? 자네만 못해 물러난 형지꺼정 하는 줄 아나? 문 대표 글쎄, 그놈들이 나를 아주 모리꾼, 사기횡령으로 몰아 내는구려. 그러니 물러나는 형지라두 해야만 대운하 한 메다라도 파낼 줄 알았소. 대표도 알 것 아니오. 대운하 반대하다가 그 꼴이 된 걸. 그런데 왜 푼푼이 모아 대대로 물려 오던 재산을 그놈들에게 털꺼덕 내주냐 말이오. 왜 뺏기느냐 말이오. 그래, 갖은 궁리를 다 했다는 게 이 꼴이 됐구려. 에이, 갈아 먹어두 션치 않은 놈! 최 위원장 그놈두 그저 한몫 볼 생각이었지. 문 대표, 인젠 우리나라는 녹색성장이구 뭐구 틀렸소. 운하는 영영 파지 못하게 되구 내겐 소송할 데두 없구 말 한 마디 헐 수도 없게 됐구려. (흐느낀다.) 야당 대표놈이 다 후려먹었다. 저놈들이 우리 살림을 뒤집어 엎었어! 문 대표.
문국현: 대통령님!
이명박: 문 대표.
문국현: 제가 문국현인 걸 아시겠습니까? 제 이얘긴 왜 하나도 묻지 않으십니까?
이명박: 오 참 ! 그래 얼마나 고생했소?
문국현: 국회의원수가 적다고 이한정 같은 사람에게 공천을 주고, 교섭단체를 만들기 위해 이회창 총재와 연합하려다가 고역을 치르고 돌아온 문국현올시다. 이탈리아에서는 아직두 대통령님 같은 사람이 권력을 잡아서 나라 꼴이 엉망이 되구 있어요.
박희태: (세균에게) 여보, 당신은 뭣이 잘났다구 챙견했수?
정세균: 누가 하겠다는 걸 시켜 놓구 이래? 이런 탈바가지를 억지로 씌워 논 건 누군데? (금배지를 떼어 내동댕이친다.)
박희태: 누가 당신더러 무료 병원 이얘기하랬소?
정세균: 하면 어때? 난 의견두 없구 생각두 없는 천치 짐승이란 말야? 난 제 이름 가지구 살 줄 모르는 인간이구? 왜 사람을 가지구 볶으는 거야.
박희태: 그러구두 잘 했다구 되려 야단이야? 우리 재산 뺏어가 놓구 뭣이 부족해서. 좌빨!
문국현: 박 대표!
박희태: 좌빨이지 뭐야. 좌빨은 얌전히 감방 안에다 들어가 있으문 좋지 않어!
정세균: (희태의 뺨을 갈기며) 이것이?
이회창: 아니, 정 대표가!
정세균: 문 대표, 내가 왜 국가의 재산을 물에 타 버리겠소. 재산두 귀하구 대통령의 명예와 지위도 소중하지만, 어떻게 나라를 속이구 법을 어긴단 말이오? 옳다구 생각하는 처사를 돕지는 못할망정 방해까지 해서야 되겠나 말이오. 우리가 그러면 누가 국가의 사업을 돕구 우리들의 후배는 어떻게 되느냐 말이오. 우리가 그러면 누가 국가의 사업을 돕구 우리들의 후배는 어떻게 되느냐 말이오. 대통령님 일만 해두 한 사람의 욕심과 주변으로 해결할 수있는 문제요? 더구나 나 같은 위인이 가운데서 무슨 일을 하구 묘한 꾀를 부리겠소? 또, 아무리 우리 대통령이래두 그럴 필요가 어딨겠소? 나는 구변이 없어 말을 잘 못 하네만, 하여튼 대통령 같은 사람들이 나서서 떠 들 때도 아니구, 장차로두 어떤 세력을 믿구 저 혼자의 이익을 위하여 날뛰어서는 안 될 게 아니오? 그 사람들은 좋겠지만 진정으루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은 어떻게 되느냐 말이오. 문 대표, 당신은 내가 대통령을 두호허지 않는다구 나를 미워할 테요? 그렇다구 대통령을 고발할 수도 없는 놈이지만. 문 대표, 난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오? 잘못이 있거들랑 기탄없이 일러 주시오. 광대같이 금배지나 달구 꾸벅꾸벅 조을 수 있는 내 신세가 가련허구두 미련하지요?
문국현: 정 대표, 고정하십쇼. 잘 알겠어요. 이명박 시대는 이미 지났어. 대표도 과거에 우유부단했던 일을 가지구 번민할 게 뭐 있수? 정 대표, 우리 앞엔 우리를 새로운 권력과 독재자에게 팔아먹으려는 원수가 있어요. 나는 뼈저리게 느끼고 왔어요. 이한정, 서청원, 양정례, 그리고 이무영! 어, 몸서리가 칩니다. 정 대표, 대운하가 아직도 경제 부흥의 만병통치약인 줄 알구 있는 친구들……. 어서들 들어갑시다. 할 일들이 산더미같이 쌓였어요. 나라일은, 대통령 일은 순리대루 돼 나갈 테죠.
박희태: (명박에게) 각하, 당신은 어떻게 할 테유? (만수와 희태도 망설이다가 들어간다. 사이, 이명박 묵념)
이명박: 문 대표.
문국현: …… 네?
이명박: 나는 어쩌란 말이오? 대통령은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오?
문국현: …… 대통령님, 어서 그 구차스러운 자리를 던지고 떠나십쇼. 창피하지 않아요?
문국현 퇴장. 무대에서는 이명박 혼자 넋 잃은 사람처럼 서 있다. 축하의 소리 커진다. 후원서는 "연구원, 연구원! 아까부텀 보고서 내오라는데 뭣하구 있어!" 하는 상득의 소리와 지껄이는 영민의 목소리. 근혜, 혼자 중얼거리며 왼쪽으로부터등장.
박근혜: 내가 뭐라구 했수? 각하는 참 유복두 허시지.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를 위해 쓸 수 있다니. 천우 신조로 하느님이 인도하였지.
박근혜: 쥐 쥐쥐, 쥐새끼야! (온 길로 달아뺀다. 이명박, 다시 나와 사방을 살피고 방안에 떨어져 있는 봉황 휘장을 무심코 들여다본다.)
이명박: 쥐새끼? 헛헛! 그럼 내게는 집두 없구, 돈도 없구, 후계자두 없구……. 대통령직밖엔 아무것도 없는 쥐새끼란 말이냐? 시형아……. (이윽고 후면으로 사라진다.축하 소리와 달빛이 찬란하다. 무대는 잠시 비었다.)
김이태: (보고서를 들고 후원으로 가며) 비록 대운하 사업의 실체를 올린 죄루 직장에서 잘리게 됐지만……. 그럴테지, 그래야지. 이태야, 잘 했다, 잘했어. 양심적인 시민들이 이제 날 응원해 주구, 내 몫까지 나라의 환경을 지키겠다는구나. 그래야 허지. 쫓겨날 사람들 쫓겨나고 이제야 나라를 새롭게 할 때가 되어야지. 헛헛……. (후원으로 가자마자 '악' 소리와 함께 이태 뒷걸음질쳐 나온다.)
김이태: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이명박 각하가 없어지고 통장, 금고들이 싹 비었어요. 아이구머니, 이런 흉변이…….
보고서를 땅에 떨어뜨린다. 전 국민이 놀라 뛰어나와 못에 박은 듯이 한 곳에 정립한다. 이미 상득과 시중의 모습 또한 온데간데 없다. 달빛은 유난히 밝고 축하의 소리 점점 커진다.
[막]
여전히 살아 있는 이명박 각하
때 : 현대
곳 : 한국
등장 인물 :
이명박-CEO
강만수-(재정경제부 장관)
박희태-(여당 대표)
정세균-(제1야당 대표)
이회창-(제2야당 대표)
문국현-(제2야당에 붙은 군소야당 대표)
이상득-(이명박의 형)
최시중-(방송통신위원장)
유인촌-(문화관광부장관)
김이태-(건설연구기술원 연구원)
박근혜-(이웃집 수첩장사)
공정택-(서울시교육감)
어청수-(경찰청장)
진중권-(미학자, 진보신당 논객)
미네르바 (인터넷 논객)
MB아줌마, 이영민 - (이명박의 지지자들)
정몽준
이인제
서청원
〔앞부분의 줄거리〕
77막장으로 된 이 희곡은 동일한 장소를 무대로 하여 전개된다. 무대는 이명박 씨의 청기와집으로, 온돌방에 연달아 오른쪽에 일본식 다다미방이 조금 보이고, 왼쪽은 전두환의 머리를 닮은 둥그런 지붕이 있는 별채 국회가 보인다. 유신 시절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구조로 이른바 한국식 민주주택이다. 이 방의 배경으로 거대한 청계천 수조, 후원에 놓인 어린쥐 나무 등 모두가 값나가는 것이지만, 격조는 없어 보이는 집이다. 이러한 무대 설정은 사건이 벌어지는 시기가 잃어버린 10년보다도 이전이고 사건이 당시의 사회상과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암시해 준다.
제 1막은 이명박이 청기와집에서 집들이를 하게 되어 있어 분주하게 준비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이명박의 주변 인물들에 관련된 사정들이 드러난다. 이명박은 산업화 시대에는 기업을 하여 돈을 벌었으며, 정계 입문 후에는 서울 시장이 되어 거드름을 부리며 살지만, 본디 천박하고 보잘것 없는 인품의 인물이라는 것, 이명박의 소울메이트 강만수는 자신을 대단한 존재로 알고 부자인 것만 뻐기는 사람이지만, 국내 기업에게조차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것, 현재 국회에는 여당의 박희태와 야당의 정세균이 함께 지내는데, 본업이 정책위원장인 정세균은 투지도 없고 무르기만 하여, 교양이 없어 보이는 파트너 박희태에게서 핀잔을 받아 가며 국회에 얹혀 지낸다는 것, 휴지 관리인 문국현과 청소부 김이태가 이명박의 대운하 삽질 때문에 징계를 받아 그때까지 소식을 모른다는 것, 별채의 다른 식구인 이회창은 이명박이 사업상 관계를 맺고 있는 부시라는 외국인과 함께 하얀 별장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 등이 드러난다.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 분주한 집에 들어온 이명박은 비서 유인촌과 함께 장차 일이 잘 풀리면 대운하를 파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물론이고, 장차 총통까지도 할 수 있으리라고 장담을 한다. 그러나 일은
제 2막 제 1장은 한 달쯤 지난 뒤다. 이명박은 건축법 위반, 선거법 위반, 탈세,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탄핵 소추되었고, 그 형인 이상득은 기껏 문건을 작성했는데 이명박 때문에 의원직이 날아갔다며 금배지 찾아 내라고 이명박의 집에 드러누웠다. 집안 식구들은 걱정을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고, 이회창은 이명박 일에는 도무지 관심을보이지 않으면서 자기 나름대로는 자유롭고 선진적이라는 가정을 꾸린다. 이명박은 최시중의 방송장악으로 탄핵이 부결되어 집에 돌아오고, 이명박과 최시중은 이명박이 대국민 성명을 내고 하야하는 것처럼 꾸며 재산을 보호하려는 모의를 한다.
제 2막 제 2장은 그 이튿날 저녁이다. 이명박이 국회의장으로 임명하고자 하는 정세균은 고민에 빠진다. 이명박이 하야하겠다고 하고 재산을 빼돌리면 집안의 재정이 파탄을 맞은 채 책임질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정세균은 망설이지만 이명박은 국회의장을 정세균에게, 그리고 형 이상득과 최시중에게 상당량의 돈을 주도록 하는 연설문을 써 놓고 하야한 것으로 하기로 작정한다. 정세균이 응하지 않자, 이명박은 박희태에게 국새를 가져오게 하여 하야 선언문까지 직접 작성하고, 대국민 성명 준비를 시킨다.
제 3막
전막(前幕)에서 3, 4일 후 저녁. 같은 장소. 다다미방에는 거꾸로 걸려진 태극기가 보인다. 풍악이 울리고 극소수 지지자들의 울먹임 소리가 높으락 낮으락 들려 온다. 음악은 우리들이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에 부르는 축가이다. 동네의 들뜬 분위기와 이따금 들려 오는 웃음소리가 도무지 하야 기자회견같지 않다. 막이 열리면 정세균이 혼자 국회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동네 수첩장사 박근혜, 강만수와 함께 안에서 나온다. 박근혜는 무엇인지 가득 써넣은 수첩을 들었다.
박근혜: 그럼 만수, 싸이월드 댓글이나 달아주고 곧 복당하겠소. 집에서들은 인터넷도 잘 하는 줄 알겠군. 호호……. (다다미방을 들여다보고) 그저, 탄핵당한 양반만 불쌍하지. 자기 분수를 알았던들 이런 일은 없었을걸. 그래두 천도(天道)가 무심치 않지. 편하게 돈이나 벌라구 제 본업으로 들어스게 되니 이게 하느님 인도가 아니구 뭐유? 에그, 대표 저 양반은 얼마나 고단하길래 저렇게 앉은 채 꾸벅꾸벅 졸구 있을까?
강만수: 그럼 곧 다녀와요. 난 각하 없인 못 살어. 내 IMF는 꼭 다시 불러올 테니.
박근혜: 에그, 만수두. 일단 복당이나 시켜주고 그런 소리 하시우. (왼쪽으로 퇴장. 만수, 방으로 올라가서 세균을 깨운다.)
정세균: 어? 어……. 축가 부르는 소리가 맹랑한데. 슬그머니 졸음이 오니.
강만수: 어제 회기때도 늘어지게 자구 그렇게도 졸릴까. 정신채리구 있어. 오늘은 시민 기자가 취재 온다는데.
정세균: 어이, 졸려, 문국현이 아직 안 짤렸어요?
강만수: 문국현이야 2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이니 곧 짤릴 테지만, 이회창 총재가 걱정이군 그래 말썽이나 없을는지. 온. 정신채리구 있다가 손님들 오시걸랑 지체 말고 알려요. 회견 준빈 다 됐으니. (오른쪽으로 퇴장. 세균, 자기 입은 의복을 둘러보고 하품. 이상득. 정몽준,서청원,이인제와 함께 국회에서 나온다. 다들 만취했다.)
이상득: 자, 우리들 이리 올라와 마른 안주로 다시 한 잔 허지.
정몽준: 아, 이젠 전 만취올시다.
이인제: 그만두시죠. 우리두 가 봐야겠수.
이상득: 어……, 회견장에 왔다 그렇게 승겁게 가는 법이 어디 있어. 여봐라,게 누구 없느냐 !
서청원: 그 찌질하게 연설을 하는 시민이 아마 저 부산서 온 청년이지요?
정몽준: 그야, 본래 풍성풍성한 댁이니 어디 하나 소홀한 게 있을려구. 아마 저청년이 부산서 왔습죠?
이상득: 글쎄 우는소리깨나 하는군……. 여, 연구원. (김이태, 보고서를 들고 나온다.)
김이태: 불러 계십쇼?
이상득: 거 어디 가져가는 거야?
김이태: 아까부텀 상부에서 찾으십니다.
이상득: 여기도 정갈히 한 장 써 오게.
서청원: 아아, 온 그만두십쇼, 오날만 날입니까? 인젠 매일같이 와 뵙겠습니다.
김이태: 의원님, 문국현 의원이 오늘 쫓겨나신답니다그려. 저도 짤렸습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왼쪽으로 퇴장.)
이상득: 그야, 팔자 소관인걸, 너무 상심할 게 아냐.
정몽준: 저번 이회창 댁에두 저 청년이 왔었어…….
이인제: 이회창 총재니 김종필 총재니 아까운 분들이지. 세상에서는 수구라느니 병풍이라느니 별별 말도 많었구, 실없는 사람의 입술에도 오르내렸지만, 진실로 국보적 인물이었어. 하여튼, 무슨 일을 했던 간에 이만 재산을 벌어 놓았으니 훌륭하지 뭡니까? 모리배라면 어때? 사기꾼이라면 어때? 포괄적 공범이면 어떻구 아님 또 어떻단 말요? 경제만 살리면 되지.
서청원: 그야, 하야허시는 것만 봐두 범상한 어른이 아니지. 누가 이 좋은 자리를 두고 한번 물러나면 그만인 걸 성큼 헌단 말요? 임기 몇년째더라……, 정 대표?
정세균: 2년……?
서청원: 무자, 기축이니까 2년째군.
정세균: 2년…….
이인제: 일생을 두고 오른 자리를 덤썩 던지구 가신 건 어떻구? 옛 사람이야 아들한테 물릴 것이구, 아들이 없으면 여당 대표에게 줄 것 아니오? 그걸 왼통 버리셨습니다그려. 그것두 임기 반두 안된 자리를. 나 같음 상상도 못할 것이오.
정몽준: 온, 정신 없는 소릴……. 이 양반 재산이 땅만 해도 얼마인걸. 이 집 이사올 때 구경했지만, 대운하 주변 땅도……많죠 ?
정세균: 글쎄올시다. 아직 그런 데는…….
이상득: (혼자말로) 그런 걸 이눔이 단돈 삼십억 원…….
이인제: 암, 그러실 테죠. 오죽이나 황당하셔서 그럴 여가가 있겠습니까 ? 허허…….
서청원: 그래, 하야하시기까지는 별루 태도엔 이상한 점이 없으셨죠 ?
정몽준: 그야, 여부가 있소. 태연자약허셨겠지.
이상득: (책상 서랍에서 삽자루를 꺼내며) 이 삽으로 봉황휘장을 확 내려쳐 버렸어.
이인제: 에그, 쯧쯧…….
이상득: 그러니 방안이 온통 공사판이 될수밖에……. 여기두 자재, 저기두 자재. 왼통 방 안이 난장판이 됐지. 앉은 데가 다 공사판이야.
서청원: 이 자리가요…….? 으째 으시시허다. 술이 깨는 모양이군. 이거, 으째 두고 보니 좌불안석인걸…….
정몽준: 서 의원, 인젠 일어서 보지 않으려우 ? 난 집에 흥국이 놈이 온다구 한걸.
서청원: 어, 나두 참 깜박 잊었군. 오늘 재판이 있는걸.
이상득: 왜, 한잔들 더 안 하시려우 ?
정,이,손: 네, 다, 다……. 다시 뵙겠습니다. (왼쪽으로 퇴장)
이상득: 어두운데 조심허우.
그 때 다다미방을 거쳐 나오던 지지자 2인, 자기에게 하는 말인 줄 알고,
MB아줌마: 우리는 어둡고 밝은 걸 별루 가리질 않습니다.
이상득: 그야 그럴 테지. 어서들 들어가서 좀 주무시지. 오늘두 밤새 수고허셔야겠으니...
이영민: 어차피 백수라서, 그것두 별로 가리질 않습니다. (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이명박, 휘장 위로 목만 내놓고 끼웃끼웃 살피더니 슬그머니 미끄러져 나온다. 나오는 모습이 가히 수서양단이다.
이상득: 너, 여기가 어디라구 어슬렁어슬렁 기어 나와 !
정세균: 국민들이 많으신데! 어쩌실려구…….
이명박: 형님, 웬 국민들이 집에도 있구, 국회 앞에도 있구, 이러시는 거요? 무슨 잔칫집인 줄 아십니까 ? 누구 재산 축내시느라구.
이상득: 촛불시민부터 시민단체, 유모차 부대, 어중이 떠중이들이 콩나물대가리꺼정 다 모였구나.
이명박: 방송국에선 아무도 안 왔지 ?
정세균: 아직 아무도…….
이명박: 예끼, 고약한 놈들 ! 올 놈들은 아니 오고……엥이, 제 아무리 인정이 백지장 같기루 내가 물러난다는 통지를 받구도 한 놈 얼씬 않는다 ? 어디 두고 봐라. 엊그제꺼정두 내 앞에서 알쫑거리구 꼬리를 쳤던 놈들이 오늘에 와서는 딱 돌아선다 ? 인젠 알아볼 때가 있으렷다. 내가 다시 돌아오구 볼 지경이면……. 에익, 괘씸한지고. 문국현이는 들어갔구?
정세균: 네, 검찰이 마중 나갔습니다만.
이명박: 문국현이한테도 잘 타일러 두게. 날뛰지 못하게.
그 때 전화벨 소리. 이명박, 깜짝 놀라 옆방으로 굴러 간다. 정세균 전화를 받는다.
정세균: 네 네, 잠깐 기다리세요. 대통령님 전화…….
이명박: 으허허……. 사임한 내가 전화를 받는단 말이냐?
정세균: 아아 참, (전화를 계속 받으며) 네, 네, 알겠습니다.
이명박: (옆방에서) 누구한테서 온 거야?
정세균: 유 장관허구 최 위원장허구 곧 오신다구요. 진보신당에서 진 교수 한 분이 같이 오신답니다.
이명박: (다시 나온다.) 휘유……. 그 좁은 데 숨어서 손가락 발가락 달싹 못허구 있으려니 신경이 칼날같이 되는군 그래. 그래, 진 교수 한 사람 밖엔 안 온댔어?
정세균: 딴 이얘긴 없는데요.
이상득: (명박에게) 너, 어서 들어가거라. 쥐같이 생긴 놈을 마주 놓고 보기가 으째 으시시허구나.
이명박: 어 참, 내 잊었군. 형님, 금방 여기 앉았던 것들이 정몽준, 이인제, 서청원 아니오?
이상득: 글쎄, 그런 사람들 기억도 잘 안 된다.
이명박: 돈 많은 놈이 정몽준.
이상득: 그래서?
이명박: 죽어도 죽지 않는 놈이 이인제.
이상득: 그래서?
이명박: 좀 있으면 쫓겨날 놈이 서청원.
이상득: 그래서?
이명박: 다시 오거들랑 아예 술상 내지 마슈. 나 쫓겨나기를 기다리던 놈들이야. 정가놈은 굴러들어온 주제에 대선 주자랍시고 나대고 있습니다. (세균에게) 자네, 잊지 말구 기억해 둬. 이가놈은 언제적에 나온 놈이 아직까지도 국회에 눌러 살면서 나갈 생각을 안하구 있구, 서가놈은 박근혜를 꼬드겨가지구 나를 괴롭히던 놈이라우. 성명서에 써 넣을 걸 깜박 잊었군. (세균에게) 기억해 두었다가 이후에라도 다시 오거들랑 쫓아내 버려. 알았어?
정세균: 제가……, 그런 걸…….
이명박: 그러구 또 한번 얘기하네만, 재산이니 비자금이니 그런 얘길랑 딱 잡아떼구 말 마러. 내가 옆방에서 듣고 있지만서두, 도시 모른 척하구 잠자쿠있으란 말야. 자넨 그런 것 아랑곳할 리두 없지만 대꾸허단 큰일 저지를 테니, 알았어?
이상득: 쉬잇, 누가 나온다.
이명박: 이크! (황급히 쥐구멍으로 가다가 문턱에 걸려 넘어진다. 옆방으로 가서 쥐구멍 속에 숨는다. MB아줌마, 안방에서 나오며 MB가 다 해주실거라고 중얼거리며 다다미방을 거쳐 사라진다.)
김이태: (왼쪽에서 황급히 나오며) 언론사 손님이 오십니다.
이상득: 응, 벌써 와? 연구원은 어서 가서 제대로 된 보고서나 내오게. 대운하는 저뭐라구 했지? 물 보면 기분 좋다고 허니 그렇게 쓰구, 프로펠라가 물을 정화시켜 준다고 허니 그것도 쓰라구 여쭤.
김이태: 네, 네, 걱정 마세요. 미리부터 써 놓구 기다리는걸요. (안으로 들어가자 최 위원장, 유인촌, 진 교수 등장. 이상득, 쓰레빠 발로 마중 나간다.)
이상득: 공사간 분망허신데 이처럼 오시니 황송합니다.
최시중: 어서 올라가십시다. 물러나신 분두 퍽 영광으로 생각허실 겝니다. 아 참, 소개하죠. 이분이 바루 친형이신 이상득 씨, 이분은 진보신당 특별 논객이신 진 선생님. 이분이 야당 대표 되시는 정세균 씨.
이상득: 잘 보시구 잘 처분해 주십시오. 온, 이 일 때문에 늙은 게 잠도 잘 못 잔답니다. (인사를 바꾼다.)
진중권: 망극합니다.
정세균: 뭐…… 괜찮습니다.
진중권: 숨어 계신 데가……?
정세균: 저 구멍이올시다.
이상득: 그리 급할 게 있습니까? 우리 술이나 한 잔 나누시구……. 게 누구 없느냐?
진중권: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취재를 했으면 좋겠는데요.
정세균: 네, 이리 들어오시죠.
진중권: 그럼 잠깐……. (2인 회견실로 들어간다. 만수 뛰쳐나오며)
강만수: 유인촌이 왔다지, 응? 언론에서 나왔다지? 어서 우리들 얘기를 좀 그럴 듯하게 해요. 과히 억울치나 않게 돼야 할 게 아니오? 경제두 이정도면 살아난 거루 됐구.
최시중: 쉿.
강만수: 에그 참, 정신두 없어라. 경제야 완전히 돌아가셨으니 우리 지도층일랑 어떻게 손해나 보지 않게 돼야 할 게 아니오?
유인촌: 장관께선 들어가 계십쇼. 최 위원장님이 요량해서 잘 처리허실 테이니.
최시중: 쓸데없는 걱정일랑 덮어 노십쇼, 헛헛. 모두가 수완 나름이죠. 천재 일우의 기회를 만만히 놓치겠어요, 헛헛.
강만수: 그럼 꼭 믿습니다. 외환일랑 얼마든지 있으니 마구마구 푸슈. 달러도 있구 엔도 아직 조금 남았다우.
유인촌: 어서 들어가십쇼, 나오십시다.
강만수: 그럼 최 위원장님, 꼭 믿구 있습니다. (만수 들어가자 세균과 중권, 다시 나온다.)
최시중: 이리 앉으시죠. 주안상이 나왔으니 목이나 축이시구.
진중권: 아니올시다. 곧, 실례허겠습니다.
최시중: 회견에 오셨다 그냥 가시는 법이 어딨습니까?
진중권: 이런 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뭘 볼 게 있다구요.
최시중: 헛, 헛, 그런 게 아니와요. 저, 어서 한 잔 드십쇼.
진중권: (마지못해 술잔을 든다.) 여기 사람들두 대운하 때문에 잡혀들어간 이가 있었죠? 아직 소식이 없습니까?
최시중: 그러니 말씀입니다. 대운하 반대한다고 시끄럽게 굴다가 기껏 얻어낸 금배지를 오늘에야 반납한다는 소식이 어제서 왔습죠. 며칠만 더 버텼던들 이런 변이 없었을 지도 모를게 아닙니까?
이상득: 물러나는 순간까지 '우리 재오, 우리 재오'허문설랑 차마 일어나질 못하더군요.
진중권: 그럼 영감께서는 공작하는 걸 보셨구먼요?
이상득: 그럼요, 내가 공작을 했죠. 검찰한테 다 이야기를 해놨는걸.
진중권: 아, 공작을 하셨다구요?
최시중: 헛, 헛…… 취하셨군. 정당한 증거로 판결이 났지.
이상득: 어, 참…….
최시중: 그래서 재판장이 왼통 공사판이 됐더랍니다. 성명일랑 고시란히 책탁 위에 놓여 있었죠. 정 대표……. 성명은 벌써 전에 꾸며 놓으셨죠, 네?
진중권: 말씀하기로 전 재산을 기부하기루 됐다죠?
최시중: 글쎄, 이 점이 또 각하가 대범하시구 출중허신 점이죠. 보통 인간 같구볼 지경이면 제아무리 공약이었다구 한들 선거 때 한 약속을 지킨답니까? 들어 보십쇼. 물러나신 어른의 의견이……. 돈이란 건, 그걸 잘 이용할 줄 알구 나라에 유익되게 쓸 줄 아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법이다. 저 혼자 잘 먹구 흥청거리구 놀라구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국가적인 사업을 하자구 귀하기두 하구 필요두 한 것이란 말이죠. 그러니깐 돈이란 벌기보담 쓰기가 힘든 물건이라……. 문국현 의원으로 볼 지경이면 감옥엔 안 간다 해두 이제 의원직은 날아갔으니 더이상 대운하를 반대하지 못할 것이구, 백씨 영감이야 반대하는 의원들 문건을 전부 작성해 놨으니 이루 두말 할 필요조차 없구 보니, 예라 모르겠다, 그래두 믿을 만한 사업은 이모저모 살펴봐두 대운하 사업밖에 없으려니……. 그래서 대운하 사업에 재산을 기부하기로 하셨죠. 그렇습죠? 각하의 유지가……. 정 대표……?
정세균: 네……. 글쎄, 뭐 그렇겠죠.
이명박, 쥐구멍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극이 진행하는 동안에 후수막까지 나와 귀를 기울인다.
최시중: 그나 그뿐이겠습니까? 성명에 가로되 "으허허허 오해입니다." 이랬겄다요. "꼭 그렇단 건 아니고 원칙이 그렇다는 것" 이랬겄다요. 이 정신이야말루 과연 융통성 있다고 허겠습니까요, 현실적이라고 허겠습니까요?
이상득: 내가 초잡은 게 어떻소?
진중권: 네? 형님께서 말하신 겁니까? (옆방의 이명박 기절하듯.)
최시중: (당황해서) 영감께서는 국회으로 나가 계시죠.
이상득: 옳지, 옳지……. 그런 게 아니었다 ! 저, 저, 개회가 있어서 전 실례합니다. (국회로 나가면서 독백) 어 참, 큰코 가칠 뻔했군, 내가 동생만큼 무식하게 보일 뻔했지. 정 대표, 김 연구원더러 국회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이르게.
최시중: 영감이 동생 물러난 후론 그만 뒤죽박죽입니다.
진중권: 그러실 테죠.
최시중: 암, 그렇구 말구요. 각하의 임기중에는 2mb니 쥐박이니 많은 시비두 받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동기간에는 각별했습죠. 이번 유서에두 당신의 백씨 일을 가장 걱정했습니다. 훌륭허시죠. 보통이 아니에요. 자기가 과오를 범했다구 사임하는 그 용기만 보아두 범인이 아닙네다.
진중권: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죠. 그래 정 대표의 희망이라구 헐까, 의견이라구 헐까, 어떻습니까?
정세균: 의견이오?
최시중: 희망? (이명박 긴장한다.)
진중권: (세균에게) 조용히 대표를 찾아 말씀드릴 일이지만, 각하의 유지두 그러시다니, 우리두 그 유지를 존중하는 의미루 정 대표의 의사를 충분히 참고하여 행정 당국과 사법 당국에게도 각하에게 유리하도록 의견서를 제출할 아량이 있습니다. 돈이라는 건 필요하게 쓰구 유익하게 써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최시중: 아량?
진중권: (그냥 세균에게) 보건 시설 같은 것은 어떻습니까, 대표님이 정책위원장이라구 허시니 말씀입니다만…….
최시중: 보건 시설?
진중권: 네, 우리 나라처럼 보건 시설이 불충분한 나라도 없지요. (이명박 펄펄 뛴다.) 그야 그럴 것이, 지금꺼정은 저마다 도회지서만 개업할랴 했구, 주사 한 대두 돈 있는 이만 맞게 생겼구, 돈 몇 원 있구 없구루 귀중한 생명이 왔다갔다하지 않었습니까 ? 의료 보험 제도두 있긴 하지만, 이제 부자들밖에 못쓰거든요.
정세균: (의외로 흥분해서) 그렇습니다. 내가 정치를 시작한 것두 그런 의미에 서 한 것이죠. 의료란 상업이 아닙니다.
진중권: 잘 알겠습니다. 판결 결과가 이렇다 저렇다 경솔히 말할 수 없으나, 정 대표의 생각을 관계 당국에 보고해서 각하의 재산을랑 특별히 이 방면에 쓰게 하시죠? (이명박 곤두박질한다.)
최시중: 가, 각하의 재산을 어데다 써요? 헤헤……. 아, 아니올시다. 각하의 생각은 그렇잖습니다. 좀더 찬찬히 의논해 가지구설랑 결정허시지……. 헤헤!
진중권: 그야 물론 당국에서 가부간 집행할 일이지, 여기서 결정지을 성질의 것이 아니죠.
최시중: 아, 아니올시다. 그런 의미가 아니구 각하의 가족, 이를테면 각하의 마누라……, 그러니까 바루 여기 앉은 김윤옥 여사두 계시구, 그의 아들, 다시 말할 것 같으면 히딩크랑 사진찍은 이시형두 있구, 안 그렇습니까? 그 가족들의 생각두 알아봐야죠. 그렇게 됐지 아마, 정 대표?
정세균: 네, 제 의견만으룬…….
최시중: 암, 그렇구 말구. 가족의 의사두 참작해야지.
진중권: 잘 아실 분이 일부러 오해하시는 것 같구만요. 사기, 배임, 주가 조작, 탈세, 선거법 위반 등을 법적으로 청산하면 각하에게는 아무런 재산두 남지 않는 것을 잘 아실 텐데…….
최시중: 그렇겠지만 개인 재산이야 침해할 수 없잖아요? 더욱이 하야까지 한 이상…….
진중권: 그렇기에 우리는 이명박 자신이 이미 자기의 죄를 자각하고 국민으로서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기하였으므로 본인의 소유였던 재산을 법적으로 처리하기 전에 우선 정책 결정자인 정 대표의 의견을 참고하겠다는 게 아닙니까? 만일, 가족 가운데 불만을 가진 분이 계시면 자기 죄과를 자인하고 입증하는 성명서일랑은 없애 버리구 이명박을 다시 당선시켜 가지구 국회의장이신 정세균 씨를 걸어 고소라두 하시죠.
이명박, 옆 방에서 "그럴 법이!" 하고는 제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세균과 시중, 어쩔 줄을 모른다.
진중권: …….
최시중: 아, 아니올시다. 제 목소리가 갈려서……. (헛기침을 하고) 그럴 법이 있습니까? 헤헤. 그럼 이명박이가 다시 당선돼야 상소라두 해 볼 여지가 있단 말씀이죠?
진중권: 다시 당선될 수도 없지만, 기적적으로 당선된다 해두 본인이 당선 여부에 상관없이 전재산을 기부한다 하지 않으셨소? 저지른 자기의 죄과는 어떻구? 사기, 배임, 횡령, 탈세…….
최시중: 가, 가 가만.
진중권: 농담은 그만하시구, 하하……. 그럼 정 대표의 의견이 그러시면, 진정서라구 할까 의견서라구 할까, 특위에 한 통 제출해 주십쇼. 참고하겠습니다. 무료 병원 설립은 정부의 방침과도 합치되니까요. 그럼…….
최시중: 잠, 잠깐만……. 진 선생.
진중권: 매우 불만이신 모양이군요. 선생은 땅투기의 권위이시니까, 법적으로 따지고 싶은 모양이시니 그럼 법적 장소에서 정식으로 뵙죠. 실례합니다. (최, 어안이벙벙해 있다. 유인촌, 욕을 한다. 중권이 왼쪽으로 나가자 이명박 튀어 나온다.)
이명박: 정 대표!
정세균: …….
이명박: (두 팔을 휘두르고 두 발을 궁그르며) 정 대표! 자네는 누구의 허락을 받었길래 독단적 행동을 헌단 말야, 응? 누가 자네더러 무료 병원 세워 달랬어, 응? 대답 좀 해 봐. 나는, 그래 무료 병원 세울 줄 몰라서 이 지경인 줄아나? 내가 뭐랬어? 유산이니 재산 문제는 일체 함구 불언하라구…….자네, 그래 무슨 원한이 있어서 내 재산을 망치는 게야, 응? 천치면천치처럼 말 챙견이나 말 것이지, 뭐이 어쩌구 어째? "내 의견은 그렇습니다만……?" 의견이 무슨 당찮은 의견이란 말야? 내 재산, 내 돈 가지구 왜 염치 없이 제 의견을 말해……, 응 ? 의견이 또 도대체 자네 같은 위인에게 무슨 의견이야. 일껀 의견이랍시구 내세운 게 개인 재산 물에타 버리는 종합 병원? 에끼, 고약한 놈 같으니라구, 어디서 배운 의견이야? 자넨 살아 있는, 아니 죽어 있는! 아아, 아니 살아 있는 이명박……. 죽어 있는 이명박의 재산 관리인 이외의 아무것도 아닌 걸 왜 몰라, 응? 이 천지! 어서 없어져! (세균, 묵묵히 일어난다.) 어딜 가? 앉어 있지 못허구. 그래 어떡헐 셈인가, 응? 나는 그래 어떡하면 좋단 말야. 이 집은, 토지는, 현금은 어떡허란 말이야. 그래, 자네 의견대루 배라먹을 무료 병원에 내놓으란 말인가? 어디 좀 말해 보겠나, 응? 이 재산이, 내 재산이 어떤 건 줄이나 알구 그래? 이 사람, 왜 말이 없어? 일처리 그렇게 잘하니 끝을 맺어야지.
최시중: 영감, 그만두십쇼. 또 좋은 방법이 서겠죠. 철머리가 없어서 그렇게 된걸.
이명박: (최에게) 뭣이 어쩌구 어째? 그래 자넨 철머리가 있어서 일껀 맹글어 논게 이 모양인가?
최시중: 고정하십쇼. 저보구꺼정 왜 야단이슈?
이명박: 자네가 뭘 잘했길래 왜 날더러 물러나라고 해, 응? (삽을 휘두르며) 여보, 최 위원장!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걸로 휘장 부수는 시늉까지 하구 나흘 닷새를 두고 이 고생, 이 망신을 시키는 거냐아! 성명서는 왜 쓰라구 했어! 내 재산을 몰수하는 증거가 되라구? 방송 위원장이라구 믿어 온 보람이 이래야만 옳단 말야? 이 일을 다 망쳐 버린 게 누구 탓야, 응? 성명은, 저 사람에게 책잡힐 성명은 왜 쓰랬어! 왜 내 입으로 발명 한 마디 못 하게 하야시켜 놨냐 말야, 나를 왜 죽여! 이 이명박을…….
최시중: 영감, 왜 노망이슈? 누가 당신 서사구, 머슴인 줄 아슈? 누구게 욕설이구, 누구게 패담이야!
이명박: 에끼, 적반하장두 유만부동이지. 배라먹을 놈 같으니라구! 은혜도 정리두 몰라 보구, 살구도 죽은 송장을 맨들어 말 한 마디 못 하구 송두리째 재산을 빼앗기게 해야 옳단 말인가!
최시중: 헛헛……. 영감, 말씀 좀 삼가시죠. 영감 가정일은 가정일이구, 내게 내줄 것이나 깨끗이 셈을 하십쇼. 영감 아들께 내 수수료를 청구하리까?
유인촌: 최 위원장님, 오늘은 어서 그냥 돌아가세요.
최시중: 왜? 나만 못난이 노릇을 허란 말인가? 영감이 환장을 해두 분수가 있지, 내게다 욕지거리라니, 당찮은 짓 아닌가 말일세, 유 군!
이명박: (벌벌 떨며) 에끼, 사기꾼 같으니라구, 아직두!
최시중: 사기꾼? 영감은 무엇이구 응, 영감은 뭐야!
축하의 소리 크게 들려 온다. 일동 무거운 침묵과 긴장한 공기 가운데 싸였다. 김이태 연구원은 보고서를 손에 들고 총총히 등장.
김이태: 대통령님! 문 대표가 돌아오십니다, 문 대표가. 어서 좀 나가 보십쇼. (세균, 방에서 뛰쳐내려와 왼쪽에서 등장하는 이회창, 문국현과 만난다.)
정세균: 오! 문 대표!
문국현: 정 대표……. 대통령님.
유인촌: 문 대표.
문국현: 유 장관.
최시중: 영감, 내일 사무원 해서 청구서를 보내 드릴 테니 잘 생각허슈. 괜히 그러시단 서루 좋지 않지! 살구두 죽은 척하는 죄는……. 헛 헛 참, 이건 무슨 죄에 해당하누? 형법인가, 민법인가? (퇴장)
이명박: 문 대표!
문국현: (비로소 대통령의 몰골을 보고) 대통령님, 이게 웬일이십니까?
이명박: 문 대표, 당신도 이제 끝이구려, 당신도……. (오른쪽으로부터 이회창, 박희태, 어청수 등장.)
이회창: 에그, 문 대표가 이게 무슨 일이오. (운다.)
박희태: 문 대표!
문국현: 박 대표! 모두, 잘 있었수?
강만수: 에그……. 당신이 또 국회에 들어올 줄이야…….
박희태: 얼마나 고생이 많소. 자, 이제 들어가시오……. 각하는 나와 계셔두 괜찮수?
이명박: 다 틀렸다, 틀렸어! 철없는 야당 대표놈 때문에 다 뺏기구 말았어. 네 파트너 놈이 내 돈으로 종합 병원을 세우고 싶다구 했어.
박희태: 네?
이명박: 문 대표, 최가놈의 말을 들었소? 내가 물러나서라도 대운하나마 파려던 게 아니오? 그런 걸, 에끼, (세균에게) 내가 글쎄 자네에게 뭐랬던가, 응? 난 무료 병원 세울 줄 몰라 자네 내세웠나? 자네만 못해 물러난 형지꺼정 하는 줄 아나? 문 대표 글쎄, 그놈들이 나를 아주 모리꾼, 사기횡령으로 몰아 내는구려. 그러니 물러나는 형지라두 해야만 대운하 한 메다라도 파낼 줄 알았소. 대표도 알 것 아니오. 대운하 반대하다가 그 꼴이 된 걸. 그런데 왜 푼푼이 모아 대대로 물려 오던 재산을 그놈들에게 털꺼덕 내주냐 말이오. 왜 뺏기느냐 말이오. 그래, 갖은 궁리를 다 했다는 게 이 꼴이 됐구려. 에이, 갈아 먹어두 션치 않은 놈! 최 위원장 그놈두 그저 한몫 볼 생각이었지. 문 대표, 인젠 우리나라는 녹색성장이구 뭐구 틀렸소. 운하는 영영 파지 못하게 되구 내겐 소송할 데두 없구 말 한 마디 헐 수도 없게 됐구려. (흐느낀다.) 야당 대표놈이 다 후려먹었다. 저놈들이 우리 살림을 뒤집어 엎었어! 문 대표.
문국현: 대통령님!
이명박: 문 대표.
문국현: 제가 문국현인 걸 아시겠습니까? 제 이얘긴 왜 하나도 묻지 않으십니까?
이명박: 오 참 ! 그래 얼마나 고생했소?
문국현: 국회의원수가 적다고 이한정 같은 사람에게 공천을 주고, 교섭단체를 만들기 위해 이회창 총재와 연합하려다가 고역을 치르고 돌아온 문국현올시다. 이탈리아에서는 아직두 대통령님 같은 사람이 권력을 잡아서 나라 꼴이 엉망이 되구 있어요.
박희태: (세균에게) 여보, 당신은 뭣이 잘났다구 챙견했수?
정세균: 누가 하겠다는 걸 시켜 놓구 이래? 이런 탈바가지를 억지로 씌워 논 건 누군데? (금배지를 떼어 내동댕이친다.)
박희태: 누가 당신더러 무료 병원 이얘기하랬소?
정세균: 하면 어때? 난 의견두 없구 생각두 없는 천치 짐승이란 말야? 난 제 이름 가지구 살 줄 모르는 인간이구? 왜 사람을 가지구 볶으는 거야.
박희태: 그러구두 잘 했다구 되려 야단이야? 우리 재산 뺏어가 놓구 뭣이 부족해서. 좌빨!
문국현: 박 대표!
박희태: 좌빨이지 뭐야. 좌빨은 얌전히 감방 안에다 들어가 있으문 좋지 않어!
정세균: (희태의 뺨을 갈기며) 이것이?
이회창: 아니, 정 대표가!
정세균: 문 대표, 내가 왜 국가의 재산을 물에 타 버리겠소. 재산두 귀하구 대통령의 명예와 지위도 소중하지만, 어떻게 나라를 속이구 법을 어긴단 말이오? 옳다구 생각하는 처사를 돕지는 못할망정 방해까지 해서야 되겠나 말이오. 우리가 그러면 누가 국가의 사업을 돕구 우리들의 후배는 어떻게 되느냐 말이오. 우리가 그러면 누가 국가의 사업을 돕구 우리들의 후배는 어떻게 되느냐 말이오. 대통령님 일만 해두 한 사람의 욕심과 주변으로 해결할 수있는 문제요? 더구나 나 같은 위인이 가운데서 무슨 일을 하구 묘한 꾀를 부리겠소? 또, 아무리 우리 대통령이래두 그럴 필요가 어딨겠소? 나는 구변이 없어 말을 잘 못 하네만, 하여튼 대통령 같은 사람들이 나서서 떠 들 때도 아니구, 장차로두 어떤 세력을 믿구 저 혼자의 이익을 위하여 날뛰어서는 안 될 게 아니오? 그 사람들은 좋겠지만 진정으루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은 어떻게 되느냐 말이오. 문 대표, 당신은 내가 대통령을 두호허지 않는다구 나를 미워할 테요? 그렇다구 대통령을 고발할 수도 없는 놈이지만. 문 대표, 난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오? 잘못이 있거들랑 기탄없이 일러 주시오. 광대같이 금배지나 달구 꾸벅꾸벅 조을 수 있는 내 신세가 가련허구두 미련하지요?
문국현: 정 대표, 고정하십쇼. 잘 알겠어요. 이명박 시대는 이미 지났어. 대표도 과거에 우유부단했던 일을 가지구 번민할 게 뭐 있수? 정 대표, 우리 앞엔 우리를 새로운 권력과 독재자에게 팔아먹으려는 원수가 있어요. 나는 뼈저리게 느끼고 왔어요. 이한정, 서청원, 양정례, 그리고 이무영! 어, 몸서리가 칩니다. 정 대표, 대운하가 아직도 경제 부흥의 만병통치약인 줄 알구 있는 친구들……. 어서들 들어갑시다. 할 일들이 산더미같이 쌓였어요. 나라일은, 대통령 일은 순리대루 돼 나갈 테죠.
박희태: (명박에게) 각하, 당신은 어떻게 할 테유? (만수와 희태도 망설이다가 들어간다. 사이, 이명박 묵념)
이명박: 문 대표.
문국현: …… 네?
이명박: 나는 어쩌란 말이오? 대통령은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오?
문국현: …… 대통령님, 어서 그 구차스러운 자리를 던지고 떠나십쇼. 창피하지 않아요?
문국현 퇴장. 무대에서는 이명박 혼자 넋 잃은 사람처럼 서 있다. 축하의 소리 커진다. 후원서는 "연구원, 연구원! 아까부텀 보고서 내오라는데 뭣하구 있어!" 하는 상득의 소리와 지껄이는 영민의 목소리. 근혜, 혼자 중얼거리며 왼쪽으로부터등장.
박근혜: 내가 뭐라구 했수? 각하는 참 유복두 허시지.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를 위해 쓸 수 있다니. 천우 신조로 하느님이 인도하였지.
박근혜: 쥐 쥐쥐, 쥐새끼야! (온 길로 달아뺀다. 이명박, 다시 나와 사방을 살피고 방안에 떨어져 있는 봉황 휘장을 무심코 들여다본다.)
이명박: 쥐새끼? 헛헛! 그럼 내게는 집두 없구, 돈도 없구, 후계자두 없구……. 대통령직밖엔 아무것도 없는 쥐새끼란 말이냐? 시형아……. (이윽고 후면으로 사라진다.축하 소리와 달빛이 찬란하다. 무대는 잠시 비었다.)
김이태: (보고서를 들고 후원으로 가며) 비록 대운하 사업의 실체를 올린 죄루 직장에서 잘리게 됐지만……. 그럴테지, 그래야지. 이태야, 잘 했다, 잘했어. 양심적인 시민들이 이제 날 응원해 주구, 내 몫까지 나라의 환경을 지키겠다는구나. 그래야 허지. 쫓겨날 사람들 쫓겨나고 이제야 나라를 새롭게 할 때가 되어야지. 헛헛……. (후원으로 가자마자 '악' 소리와 함께 이태 뒷걸음질쳐 나온다.)
김이태: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 이명박 각하가 없어지고 통장, 금고들이 싹 비었어요. 아이구머니, 이런 흉변이…….
보고서를 땅에 떨어뜨린다. 전 국민이 놀라 뛰어나와 못에 박은 듯이 한 곳에 정립한다. 이미 상득과 시중의 모습 또한 온데간데 없다. 달빛은 유난히 밝고 축하의 소리 점점 커진다.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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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12/16 20:24 | 낙서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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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명박+강만수-으로 이어질 블로그링
이명박+강만수-에 관한블로그를 요약한 것입니다....more
지난 5월의 "대통령 항문에 사보타지" 의 맥을 잇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이 그야말로 풍자문학의 전성시대를 불러오는 듯.
...추천 한 방 날리고 갑니다 '-')b
그래도 '살아 있는 이명박 각하'라는 제목의 어감은 스스로 생각해도 좋군요.